대반야바라밀다경 제547권 삼장법사 현장 한역 김월운 번역 11. 마사품(魔事品) ② “또 선현아, 법을 말하는 이는 안온하고 풍요하고 즐겁고 위난이 없는 지방으로 가려 하는데, 법을 듣는 이가 따라가려 하지 않으므로 법을 말하는 이가 방편으로 시험삼아 말하기를, ‘그대가 비록 이익과 욕심을 위하여 나를 따라오려고 하나 그대가 이곳에 이른다 한들 어찌 마음먹은 대로야 꼭 되겠는가. 잘 생각해서 후회나 근심이 없게 하라’고 하면, 때에 법을 듣는 이가 듣고 나서 생각하기를, ‘이 법사가 나를 못 오게 하려 하는구나. 설령 억지로 따라간다 한들 어찌 법을 꼭 듣는다는 보장이 있겠느냐’고 하여, 이런 인연 때문에 따라가지 않으므로 양쪽이 화합하지 않아서 가르쳐 주지 못하거나 듣고 받아쓰고 지니어 읽고 외우고 닦아 익히거나 하지 못하면, 이것도 보살에게 마가 낀 일인 줄 알 것이니라. 또 선현아, 법을 말하는 이는 지나는 길이나 들판이 험난하고 모든 도둑의 재난과 전다라와 나쁜 짐승과 사냥꾼과 독사 등의 두려움이 많은 다른 지방을 가려 하는데, 법을 듣는 이가 따라가려 하므로 법을 말하는 이가 방편으로 시험삼아 말하기를, ‘그대는 지금 무엇 때문에 일없이 나를 따라서 이와 같이 험난한 곳을 가려고 하는가. 잘 생각해서 후회나 근심이 없게 하라’ 하면 법을 듣는 이가 듣고 나서 생각하기를, ‘이 법사가 나를 따라오지 못하게 하는구나. 설령 억지로 따라간다 한들 어찌 꼭 법을 듣는다는 보장이 있겠느냐’고 하여, 이런 인연 때문에 따라가지 않으므로, 양쪽이 화합하지 않아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가르쳐 주지 못하거나 듣고 받아쓰고 지니어 읽고 외우고 닦아 익히거나 하지 못하면, 이것도 보살에게 마가 낀 일인 줄 알 것이니라. 또 선현아, 법을 말하는 이는 시주(施主)들이 많이 있어서 서로가 따르므로 법을 듣는 이가 와서 반야바라밀다의 설법을 청하고 혹은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말씀대로 수행할 것을 청했지마는 그에게 구애되는 일이 많아서 가르쳐 줄 겨를이 없는지라 법을 듣는 이는 혐오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있었는데 뒤에 비록 가르쳐 주었으나 듣지 않으므로 양쪽이 화합하지 않아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가르쳐 주지 못하거나 듣고 받아쓰고 지니어 읽고 외우고 닦아 익히거나 하지 못하면, 이것도 보살에게 마가 낀 일인 줄 알 것이니라.
또 선현아, 어떤 모든 악마들이 갖가지 형상이 되어 보살에게로 와서 방편을 써 파괴하여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경전을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닦아 익히고 생각하거나 남에게 연설할 수 없게 하나니, 그러므로 선현아, 보살승에 머무른 선남자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하는 때에 있게 되는 장애는 모두가 이는 보살에게 마가 낀 일인 줄 알 것이니라.” 구수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무슨 일로 악마가 모든 형상이 되어 보살에게로 와서 방편을 써 파괴되어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경전을 쓸 수 없게 하고, 내지 연설할 수 없게 합니까?”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부처님의 일체지지를 능히 내고, 모든 부처님의 일체지지는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능히 내며,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유정들의 반야를 능히 내고, 유정들의 반야는 끝없는 모든 번뇌를 능히 끊나니, 번뇌가 끊어진 이는 온갖 악마들이 그의 틈을 얻지 못하고, 온갖 악마들이 틈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근심과 괴로움을 많이 내어 마치 화살이 심장에 꽂힌 듯이 여기면서, ‘나는 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로 말미암아 경계가 텅 비지 않게 하리라’고 하느니라. 이 때문에 악마는 모든 형상이 되어 보살에게로 와서 방편을 써 파괴하여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경전을 쓸 수 없게 하고, 내지 연설할 수 없게 하느니라.” 그 때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떻게 악마가 모든 형상이 되어 보살에게로 와서 방편을 쓰며 파괴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어떤 모든 악마들이 사문의 형상이 되어 보살에게로 와서 방편을 써 파괴하여 그로 하여금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헐뜯고 싫어하게 하면서 말하기를, ‘그대가 익히고 있는 모양이 없는[無相] 경전은 참된 반야바라밀다가 아니며, 내가 익히고 있는 모양이 있는[有相] 경전이 바로 참된 바라밀다니라.” 이런 말을 할 때에, 어떤 모든 보살로서 아직 수기를 얻지 못했거나 새로 대승을 배우는 이들은 지혜가 협소하므로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경전에 대하여 마음에 의혹을 내며, 의혹을 내기 때문에 곧 반야바라밀다를 헐뜯고 싫어하게 되나니, 헐뜯고 싫어하기 때문에, 드디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거나 받아 지니거나 읽고 외우지 않고 닦고 익히거나 생각하거나 남을 위해 말하지도 않으면, 이것도 보살에게 마가 낀 일인 줄 알 것이니라.
또 선현아, 어떤 모든 악마들은 필추의 형상이 되어 보살에게로 와서 보살에게 말하기를, ‘만일 모든 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실제(實際)를 증득하여 예류과를 얻거나 내지 혹은 독각의 깨달음을 얻을 뿐이어서 끝내 위없는 부처님의 과위를 증득할 수 없거늘, 무엇 대문에 이것에서 헛되이 수고만을 하는가’고 하나니, 보살이 이를 듣고 나서는 곧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거나 받아 지니거나 읽고 외우지 않고 닦아 익히거나 생각하거나 남을 위해 말하지도 않으면, 이것도 보살에게 마가 낀 일인 줄 알 것이니라. 이와 같이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쓰고 하는 때에 온갖 마가 끼는 일이 많은 것이니,
보살은 응당 깨달아야 하고 깨달은 뒤에는 부지런히 힘써 바르게 기억하고 바르게 알면서 방편으로 멀리 여읠 것이니라.” 구수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합니다, 선서시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쓰고 하는 때에 온갖 마가 끼는 일이 많음은 마치 값을 칠 수 없는 큰 보배의 신주(神珠)에게 비록 뛰어난 공능이 있기는 하나 장애가 많은 것과 같습니다. 보살승에 머무른 선남자들은 복덕이 적기 때문에 쓰고 하는 때에 어떤 악마들이 장애를 일으키게 되므로 비록 즐거이 하고자 하나 이루지 못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어리석음이 있으면 악마에게 홀리는 것이라 보살승에 머무른 선남자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하는 때에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 어리석은 이는 깨닫는 지혜가 미미하고 어두워서 광대한 불법을 생각할 수가 없으므로 스스로가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닦아 익히고 생각하고 듣고 연설할 수 없을뿐더러 다시 남이 쓰고 하는 등의 일을 장애하기 좋아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악마에게 부림을 받아 선근을 심지 못하고 복과 지혜가 박하고 하열하며 부처님께 큰 서원을 세우지 못하고 착한 벗에게 포섭되지 못했으므로, 스스로가 반야바라밀다를 쓸 수도 없고 내지 연설할 수도 없으면서 새로 배우는 대승의 선남자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하는 때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니라. 장차 오는 세상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복과 지혜가 박하고 하열하며 선근이 미소한지라 모든 여래의 광대한 공덕에 대하여 마음으로 좋아하지 않으므로 스스로가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거나 닦아 익히고 생각하고 듣고 연설하거나 할 수 없으면서 다시 남이 쓰고 하는 등의 일을 장애하기 좋아하나니, 그런 무리들이 얻는 죄야말로 끝이 없는 줄 알 것이니라.
또 선현아, 어떤 보살승의 선남자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하는 때에 마가 낀 일이 많고 장애가 일어나게 되어 쓰는 등의 일이 모두 이룰 수 없게 되면, 이로 말미암아 공덕을 원만하게 할 수 없나니, 선근이 성숙되지 못하고 복덕과 지혜가 적기 때문이니라. 어떤 보살승의 선남자들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하는 때에 만일 마가 낀 일이 없으면, 이는 모두가 모든 부처님의 신력이요 자비로 보호하는 까닭임을 알지니라. 왜냐 하면 악마의 권속들이 비록 애써 방편으로 반야바라밀다를 없애려고 한다손 치더라도 모든 부처님ㆍ세존 또한 애써 방편으로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면서 보호하시어 보살승의 선남자들로 하여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하는 때에 모든 장애가 없게 하시고,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증득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12. 현세간품(現世間品) “또 선현아, 비유컨대 어떤 여인에게 아들이 많이 있어서 혹은 다섯, 열, 스물, 서른, 마흔, 쉰, 혹은 백, 혹은 천이었을 적에, 그 어머니가 병이 들면 여러 아들들은 저마다 따로따로 약을 애써 구하면서 모두가 생각하기를, ‘어떻게 하면 우리 어머님 병을 낫게 하고, 장애나 위난이 없이 몸과 이름이 없어지지 않고 오래 사시면서 안락하며 괴로운 느낌이 나지 않게 할까. 온갖 쾌락의 기구는 모두 우리 어머님께 돌리리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우리들을 낳아 기르시고 세간의 일을 가르치면서 너무도 애쓰고 힘드셨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앞을 다투어 방편을 마련하여 안온한 일을 구하고 어머니 몸을 보살피면서 모기나 등에ㆍ뱀ㆍ전갈ㆍ바람과 비와 인비인(人非人)들의 좋지 못한 것에 닿지 않게 하며, 더욱더 겉모양을 꾸며 드리면서 온갖 병이 없이 여섯 감관이 청정하게 하며 모든 근심과 괴로움을 없게 하느니라. 또 갖가지의 훌륭한 쾌락의 기구로써 공양하고 공경하면서 말하기를, ‘우리 어머님은 자비로 우리들을 낳아 기르셨고 온갖 세간의 일들을 가르쳐 주셨는데, 우리들이 어찌 어머님의 은혜를 갚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하느니라. 이와 같아서,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도 항상 갖가지의 교묘한 방편으로써 반야바라밀다를 보호하시면서, 만일 보살승의 선남자들이 반야바라밀다를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닦아 익히고 생각하고 연설하되, 게으름이 없으면 여래 또한 갖가지의 방편으로써 애써 보호하시면서 손해나 괴로움이 없게 하느니라. 시방으로 그 밖의 세계에 현재 계신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도 모든 유정을 가엾이 여기어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시면서 역시 갖가지의 선교방편으로 반야바라밀다를 보호하시어 모든 악마로 하여금 헐뜯거나 없애지 못하게 하면서 오래도록 머물러서 온갖 세간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느니라.
▸ 이와 같이,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갖가지의 교묘한 방편으로써 반야바라밀다를 지키며 유지하시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내고, 일체지지를 바르게 드러내며,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實相]을 보이고, 일체지지도 그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ㆍ세존은 모두가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여 부지런히 닦고 배워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것이며, 나도 옛날에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여 부지런히 닦고 배워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했나니,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내고 일체지지를 바르게 드러내며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이느니라.” 그 때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떻게 반야바라밀다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내며,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여래의 일체지지와 그 밖의 공덕을 내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낸다고 하며,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 함은 세간의 5온의 참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떻게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5온의 참모습을 보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세간의 물질 등 5온의 변하거나 무너짐이 없는 모양을 보이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물질 등의 5온에는 제 성품이 없는 까닭에 공하고 모양이 없고 소원이 없고 만듦이 없고 작용이 없고 남이 없고 없어짐이 없다고 하며, 곧 참된 법계(法界)는 공 등의 법이어서 변하거나 무너짐이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는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시설하는 차별을 두루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마음 쓰는 차별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제 성품이 있지 않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마음이 머무른 바 없음은 마치 허공이 의지한 데가 없는 것과 같다함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간략한 마음[略心]은 다하는 까닭과 여의는 까닭과 간략한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흩어진 마음[散心 ]은 법 성품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더러운 마음을 보일 수 없는 까닭과 더러운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더럽지 않은 마음은 본 성품이 청정한 까닭과 섞여 물드는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낮추는 마음[下心]은 숨길 수 없는 까닭과 낮추는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뽐내는 마음[擧心]은 다 잡을 수 없는 까닭과 뽐내는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닫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샘이 있는 마음[有漏心]은 제 성품이 없는 까닭과 분별이 없는 까닭과 샘이 있는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모든 샘이 없는 마음[無漏心]은 제 성품이 없는 까닭과 경계하여 각성시킴이 없는 까닭과 샘이 없는 성품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모든 유정들의 모든 탐냄이 있는 마음[有貪心]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탐냄이 있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탐냄을 여읜 마음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탐냄을 여읜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성냄이 있는 마음[有瞋心]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성냄이 있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성냄을 여읜 마음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성냄을 여읜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有癡心]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는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작은 마음[小心]은 옴도 없고 감도 없고 매인 데도 없고 작은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큰 마음[大心]은 제 성품이 평등하여 평등한 성품에 알맞고 큰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좁은 마음[狹心]은 방편을 일으킴도 없고 매인 데도 없고 좁은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넓은 마음[廣心]은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고 멀리 여의거나 이미 멀리 여읜 것도 아닌 까닭과 넓은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한량이 있는 마음[有量心]은 제 성품이 공한 까닭과 한량이 있는 성품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한량이 없는 마음[無量心]은 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다름도 없으며 의지한 데 없음이 마치 허공과 같고 한량이 없는 마음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봄이 있는 마음[有 見心]은 제 성품이 평등한 까닭과 봄이 있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봄이 없는 마음[無 見心]은 모양이 없어서 얻을 수 없는 까닭과 갖가지의 경계를 여읜 까닭과 봄이 없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대할 수 있는 마음[有對心]은 허망하게 분별하여 반연할 바 경계에서 자재하지 않는 까닭과 대할 수 있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대할 수 없는 마음[無對心]은 사실대로 다함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대할 수 없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위가 있는 마음[有上心]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생각하는 바가 없고 위가 있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위가 없는 마음[無上心]은 모든 쓸모없는 이론을 여의고 조그마한 마음의 성품도 얻을 수 없고 위가 없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정해지지 않은 마음[不定心]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갈을 이 없되 같은 까닭과 정해지지 않은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지닌 정해진 마음[定心]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평등하고 평등하여 마치 허공과 같고 정해진 마음의 성품도 없음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해탈하지 않은 마음[不解脫心]은 제 성품이 멀리 여읜 까닭과 성품이 없음을 성품으로 삼는 까닭과 해탈하지 않은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모든 해탈하는 마음[解脫心]은 사실대로의 성품에는 마음의 성품이 아닌 까닭에 3세 동안 추궁하고 따져도 모두 얻을 수 없고 해탈하는 마음도 아님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볼 수 없는 마음[不可見心]은 제 성품이 없는 까닭에, 볼 수 없는 까닭에, 진실이 아닌 까닭에, 감관과 대경을 초월한 까닭에, 알 수 없는 까닭에, 원만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닌 까닭에 지혜의 눈[慧眼]과 하늘의 눈[天眼]으로도 취할 바가 아니거늘 하물며 육신의 눈[肉眼]으로 취하겠으며, 온갖 눈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이 볼 수 없는 것도 얻을 수 없는 까닭과 말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마음임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세간의 참모습을 보이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야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나타나고 없어지고 함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느니라. 선현아, 어떻게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나타나고 없어지고 함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느냐 하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심심소(心心所)의 법이 모두가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에 의하여 생긴다 함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나타나고 없어지고 함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느니라. 선현아, 어찌하여 모든 유정들의 심심소의 법의 나타나고 없어지고 함이 모두가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에 의하여 생기느냐 하면,
모든 유정들의 심심소의 법을 혹은 어떤 이는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에 의하여,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 혹은 계신다, 혹은 안 계신다, 혹은 계시기도 하고 안 계시기도 한다, 혹은 계신 것도 아니고 계시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집착하면서 이것만이 진실이요 그 밖의 모두는 어리석고 허망하다고 하느니라.
혹은 어떤 이는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에 의하여, ‘나와 세간이 혹은 항상하다, 혹은 덧없다, 혹은 항상하기도 하고 덧없기도 하다, 혹은 항상한 것도 아니고 덧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집착하면서 이것만이 진실이요 그 밖의 모두는 어리석고 허망하다고 하며, 혹은 어떤 이는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에 의하여, ‘나와 세간이 혹은 끝이 있다, 혹은 끝이 없다, 혹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혹은 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집착하면서 이것만이 진실이요 그 밖의 모두는 어리석고 허망하다고 하느니라.
혹은 어떤 이는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에 의하여, ‘목숨(命者)은 곧 몸이요, 혹은 또 몸과는 다르다’라고 집착하면서 이것만이 진실이요 그 밖의 모두는 어리석고 허망하다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심심소의 법이 나타나고 없어지고 하되 모두가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에 의하여 생기는 차별되는 생각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의 나타나고 없어지고 함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느니라. 선현아, 어떻게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유정들이 나타나고 없어지고 함을 사실대로 깨달아 아시느냐 하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은 모두가 진여(眞 如)와 같아서 둘이 없고 차별도 없음을 사실대로 아시는 것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의 진여가 곧 5온(蘊)의 진여요, 5온의 진여가 곧 세간의 진여이니,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마치 세존이 ‘5온에 의지하여 세간의 이름을 붙인다’고 함과 같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선현아, 5온의 진여가 곧 세간의 진여요 세간의 진여가 곧 예류과의 진여이며, 예류과의 진여가 곧 일래과의 진여요, 더 나아가서 내지 온갖 보살마하살의 행의 진여가 곧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의 진여이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의 진여가 곧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진여요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진여가 곧 온갖 유정의 진여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진여와 온갖 유정의 진여와 온갖 법의 진여의 이와 같은 진여는 모두가 서로 여의지 않아서 하나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고 하나거나 다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함도 없고 둘도 없고 둘의 구분도 없고 분별할 수도 없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온갖 법의 진여의 마지막을 깨달아야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시나니, 이 때문에 말하기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부처님을 내고, 이는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며, 모든 부처님께 세간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모든 법의 진여와 허망하지 않는 성품[不虛妄性]을 사실대로 깨달으시나니, 진여의 모습을 사실대로 깨닫기 때문에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라 하느니라.” 그 때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로 증득하시는 진여와 허망하지 않은 성품과 변하지 않은 성품은 지극히 깊어서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것이온데,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모두가 진여로써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나타내 보이고 분별하십니다.
이와 같은 진여는 심히 깊고 심히 묘하온데, 누가 능히 믿고 이해하오리까. 오직 물러나지 않는 보살마하살과 모든 원이 만족해진 큰 아라한과 그리고 바른 소견을 갖춘 선남자들만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매우 깊은 진여를 듣고 능히 믿고 이해할 뿐이온데, 여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스스로가 증득하신 진여의 모습에 의하여 나타내 보이시고 분별하십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진여는 다함이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심히 깊어서 오직 여래만이 다함 없는 진여의 매우 깊은 모습을 평등하고 바르게 깨닫고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에게 연설하고 보이어 그들로 하여금 믿고 이해하게 하느니라.” 그 때 천제석이 욕심 세계의 1만의 천자들을 거느리고, 대범천왕도 형상 세계의 2만의 천자들을 거느리고서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두 발에 머리 조아리고 물러나 한 쪽에 서서 같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매우 깊은 법은 무엇을 모양으로 삼나이까?”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하는 법은 공하고 모양이 없고 소원이 없고 조작이 없고 남이 없고 없어짐도 없어서 고요히 사라진 열반의 법계를 모양으로 삼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부처님이 말한 바의 법은 의지할 바가 없기 때문이니, 비유컨대 허공은 나타내 보일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천자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가 말하는 매우 깊은 법의 모양은 물질의 수효에 떨어지지 않고 또한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수효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물질에 의거하지 않고 또한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수효에도 의거하지 않느니라. 천자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가 말하는 매우 깊은 법의 모양은 세간의 하늘이나 사람이나 아수라 등이 벌여 세울 수 없고 파괴할 수도 없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세간의 하늘이나 사람이나 아수라 등은 바로 모두가 모양이기 때문이니, 모든 모양이 있는 것은 모양이 없는 모양에 대하여 벌여 세울 수도 없고 파괴할 수도 없느니라. 천자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가 말하는 매우 깊은 법의 모양은 손으로 벌여 세우거나 파괴할 수도 없고, 그 밖의 모든 법으로써 벌여 세우거나 파괴할 수도 없느니라. 천자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어떤 이가 묻기를, ‘누가 허공을 세우며, 누가 다시 파괴할 수 있는 가’고 하면, 이러한 질문이 바른 질문이라 하겠느냐?”
천자들이 말하였다. “그것은 바른 질문이 아닙니다. 왜냐 하면 허공은 바탕이 없고 모양이 없고 함도 없어서 벌여 세울 수도 없고 파괴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희들의 말과 같으니라, 천자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내가 말한 바의 매우 깊은 법의 모양도 그와 같아서 벌여 세울 수도 없고 파괴할 수도 없나니, 부처님이 계시거나 계시지 않거나 간에 법계가 으레 그러하니라. 부처님은 이 모양을 사실대로 깨달아 알기 때문에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라 하는 것이니라.” 그 때 모든 천자들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래께서 깨달으신 이와 같은 법의 모양은 지극히 깊어서 보기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운 것인데, 여래께서는 현재 이와 같은 모양을 깨달으셨기 때문에 온갖 법에 대하여 걸림없는 지혜를 굴리시며,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이와 같은 모양에 머물러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분별하여 보이시고 모든 유정들에게 모든 법의 모양을 쌓아 방편으로 열어 보이어 반야바라밀다에서 걸림없는 지혜를 얻게 하시니,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여래께서 항상 행하시는 곳이요 온갖 여래께서는 이곳을 행하시기 때문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모든 유정들에게 분별하고 열어 보이십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희들의 말과 같나니, 천자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법의 모양은 여래께서 모양이 없는 것임을 사실대로 깨달으셨나니, 이런 인연 때문에 나는, ‘모든 부처님은 걸림없는 지혜를 얻으신 견줄 데 없는 이’라고 말하느니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며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이느니라. 그러므로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법에 의거하여 머무르면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의지하고 머무를 바 법을 받아들여 보호하고 지니나니, 이 법이 바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니라.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여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받아들이고 보호하여 지니지 않음이 없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부처님을 내고 모든 부처님이 의지할 곳이 되어주며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바로 은혜를 아는 이요 은혜를 갚는 이이니, 만일 어떤 이가 묻기를, ‘누가 바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이냐’고 하면, ‘부처님이 바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이’라고 대답해야 하리라. 왜냐 하면 온갖 세간에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이는 부처님보다 지나갈 이가 없기 때문이니라.” 구수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떤 것이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이와 같은 수레[乘]를 타고 이와 같은 길을 가셔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와 닿으셨나니, 깨달음을 얻으신 뒤에는 언제나 이 수레와 이 길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받아들이고 보호하고 지니되 잠시도 그만둔 일이 없느니라. 이 수레와 이 길이 바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인 줄 알지니, 이것을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모두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온갖 법에는 진실한 작용이 없어서 짓는 이가 있지 않음을 깨닫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며,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모두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온갖 법에는 이룩됨이 없어서 모든 형질로써 얻을 수 없음을 깨닫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온갖 법에는 모두가 작용이 없고 이룩됨이 없음을 깨닫고서 언제나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받아들이고 보호하고 지니되 끊인 일이 없나니, 때문에 진실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이라 하느니라. 또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모두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온갖 법에 대하여 조작이 없고 이름이 없고 생김이 없는 지혜로써 굴리고 다시 이 굴림이 없는 인연을 알지 않음이 없으시나니, 그러므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내고 또한 세간의 모습을 사실대로 보이는 줄 알 것이니라.” 그 때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여래께서는 언제나 ‘온갖 법의 성품은 남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알음도 없고 봄도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어찌하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내고 또한 세간의 모습을 사실대로 보인다’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래께서 이와 같은 깊은 이치를 능히 묻는구나.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아서 온갖 법의 성품은 남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알음도 없고 봄도 없건마는 세속에 의지하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을 내고, 또한 세간의 모습을 사실대로 보인다’고 말하고, 또한 ‘세간의 모습을 사실대로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선현아, 어찌하여 온갖 법의 성품은 남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알음도 없고 봄도 없다고 하느냐 하면, 온갖 법은 공하여 있지 않고 의지할 바가 없고 매인 데가 없기 때문이니, 이러한 인연으로 남도 없고 일어남도 없고 알음도 없고 봄도 없는 것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비록 부처님을 내고 세간의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내는 바도 없고 보이는 바도 없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물질을 보지 않기 때문에 물질의 모습을 보인다 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이런 이치 때문에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이는 것이니라.” 구수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찌하여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물질을 보지 않기 때문에 물질의 모습을 보인다 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보지 않기 때문에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물질을 반연하지 않으면서 의식을 일으키는지라 이것이 물질을 보지 않기 때문에 물질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요,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반연하지 않으면서 의식을 일으키는지라 이것이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보지 않기 때문에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니, 이런 이치 때문에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세간의 모든 법의 참모습을 보이는 것이니라. 또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세간이 공한 까닭과 세간이 멀리 여읜 까닭과 세간이 청정한 까닭과 세간이 고요한 까닭을 보이기 때문에 세간의 참모습을 보인다고 하느니라. 왜냐 하면 공하고 멀리 여의고 청정하고 고요한 것이 바로 모든 세간의 사실대로의 모습이기 때문이니라.”
13. 부사의등품(不思議等品)
그 때 구수 선현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큰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났고, 불가사의한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났고, 헤아릴 수 없는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났고, 수효와 분량도 없는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났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난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났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선현아, 어떻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큰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났느냐 하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모두가 온갖 유정을 구제하되 잠시도 버림이 없으면서 큰 일을 하시나니,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이런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난 것이니라. 선현아, 어떻게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불가사의한 일을 위하여 헤아릴 수 없는 일을 위하여 수효와 분량도 없는 일을 위하여 견줄 데 없이 뛰어난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났느냐 하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지닌 부처의 성품[佛性]과 저절로 깨닫는 성품[自然覺性]과 온갖 지혜의 성품[一切智性]은 모두가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같을 이 없되 같나니,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이런 일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난 것이니라.” 그 때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다만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지닌 부처의 성품과 여래의 성품과 저절로 깨다는 성품과 온갖 지혜의 성품만이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납니까.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내지 온갖 법도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비단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지닌 부처의 성품과 여래의 성품과 저절로 깨닫는 성품과 온갖 지혜의 성품만이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같을 이 없되 같을 뿐만 아니라,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내지 온갖 법도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온갖 법의 진실한 성품 가운데는 심과 심소[心心所]를 모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온갖 법은 모두가 시설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느니라. 왜냐 하면 이와 같은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기 때문이요 얻을 수 없기 때문이요 제 성품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또 선현아, 모든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온갖 법은 모두가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느니라. 왜냐 하면 이와 같은 모든 법은 한량이 없기 때문이요 있지 않기 때문이요 제 성품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또 선현아, 모든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온갖 버은 모두가 한량이 없기 때문에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느니라.”
구수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무슨 인연 때문에 있는 바의 모든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온갖 법은 모두가 한량이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허공을 심심소의 법으로 분량을 한정할 수 있다고 여기느냐?”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모든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온갖 법도 그와 같아서 제 성품이 공하기 때문에 심심소의 법으로는 분량을 한정할 수 없느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모든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과 온갖 법도 한량이 없기 때문에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법은 모두가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같을 이 없되 같기 때문에,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지닌 부처의 법과 여래의 법과 저절로 깨닫는 법과 온갖 지혜의 법도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모든 법이 모두가 불가사의함은 미루어 생각함이 사라졌기 때문이요, 헤아릴 수 없음은 헤아림이 사라졌기 때문이요, 수효와 분량도 없음은 수효와 분량이 사라졌기 때문이요, 견줄 데 없이 뛰어남은 같고 같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모든 법이 모두가 불가사의함은 생각을 뛰어났기 때문이요, 헤아릴 수 없음은 헤아림을 뛰어났기 때문이요, 수효와 분량도 없음은 수효와 분량을 뛰어났기 때문이요, 견줄 데 없이 뛰어남은 같고 같음을 뛰어났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다고 함은 다만 군말이 있을 뿐이요 도무지 진실이 없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도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나다고 함은 모두가 허공과 같아서 도무지 있지 않은 것이니, 이러한 인연으로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있는 바의 부처의 법과 여래의 법과 저절로 깨닫는 법과 온갖 지혜의 법은 모두가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와 분량이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난 것이어서 성문과 독각과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로서는 모두가 다 이 모든 법을 생각하거나 헤아릴 수 없고 수효나 분량이나 같고 같음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불가사의하고 헤아릴 수 없고 수효나 분량이 없고 견줄 데 없이 뛰어난 법을 말씀하실 때에, 대중 안에 있던 5백 명의 필추와 2천 명의 필추니는 모든 번뇌를 느끼지 않고 마음에 해탈을 얻었으며, 60명의 우바새와 30명의 우바이는 모든 법 안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때[垢]를 여의어 깨끗한 법의 눈이 생겼다.
또 2만 명의 보살마하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세존께서는 그들에게 현겁(賢劫) 동안에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음의 수기를 주셨으며,
바로 앞에서 말한 바 모든 법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깨끗한 법의 눈이 생긴 우바새와 우바이에게도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오래지 않아서 모든 번뇌를 영원히 다하고 마음과 지혜의 해탈을 얻을 것을 수기하셨다.
○ [pt op tr] 아름다운 풍경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With the image 'Google Earth & Map data: Google, DigitalGlobe'
English: Ruins of the Govheraga Mosque (XVIII c.) in Shusha. Français : Ruines de la mosqué de Govheraga (XVIIIème), à Chouchi, Haut-Karabagh. Date 2005 Source Permission & Licensing : Wikipedia
47 이 다라니의 힘은 능히 삼천대천세계에 산(山)과 강과 석벽(石壁)과 사방의 큰 바닷물을 솟아오르게 하고 수미산과 철위산을 능히 움직이게 하며 또한 티끌같이 부서지게 할 수 있으며 이 큰 세계 안에 모든 중생이 다 위없는 깨달음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느니라. ● 모다야모다야 菩馱夜菩馱夜<四十七> bo dha ya bo dha ya
『불설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0294-001♧
17 사니 하바라 싣리 다 娑你<二合引>賀鉢囉<二合>悉哩<二合>哆<十七>
『성관자재보살일백팔명경』
♣112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