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리(波利)가 해신(海神)에게서 얻은 영락(瓔珞)을 왕에게 바쳤는데, 왕과 부인은 함께 부처님께 바치다
옛날 파리(波利)라는 장사꾼이 있었다. 5백 명의 사람들과 함께 바다로 들어가 보배를 찾고 있는데, 이 때에 해신(海神)이 나와서 두 손으로 물을 한 움큼 떠 들면서 파리에게 물었다. “바닷물이 많으냐, 이 한 움큼의 물이 많으냐?”
파리가 대답하였다. “그 움큼의 물이 많습니다. 왜냐 하면 바닷물은 비록 많다고는 하나 알맞을 때에 쓰는 데는 이익이 없어서 저 굶주린 사람을 구제할 수 없지만 그 한 움큼의 물은 비록 값어치는 적다고는 하나 굶주리고 목마른 이에게 가져다 주면 그 목숨을 구제하게 되므로 세상에서마다 받을 복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신은 기뻐하며 칭찬하였다. “장하도다.” 이내 몸 위의 7보(寶)로 장식한 여덟 가지 향기로운 영락을 벗어서 파리에게 주었으며, 해신이 그를 전송하였으므로 아주 편안하게 돌아와서 사위국(舍衛國)에 도착하였다.
이 향기로운 영락을 가져다 바사닉왕(波斯匿王)에게 올리면서 그 까닭을 자세히 말하고 받아 주기를 원하자, 왕은 그 향기로운 영락을 받고서 기이하게 여기며, 이내 모든 부인들을 불러다 앞에 줄지어 세우고서 거기서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 그 향기로운 영락을 주려고 하였다.
6만 부인들이 모두 잘 꾸미고 나와 있었는데, 왕은 물었다. “말리(末利) 부인은 어째서 나오지 않았느냐?”
시중하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오늘은 15일이어서 부처님 법의 재(齋)를 지내느라 흰옷을 입고 꾸미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왕은 성을 내며 사람을 시켜 불렀다. “지금 재를 지낸다고 왕명에 응하지 않는단 말이냐?” 이렇게 세 번까지 하므로 말리 부인이 흰옷 입은 그대로 나와서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있자, 밝기가 마치 해와 달과 같았으므로 평소보다 갑절 더 아름다웠다.
왕은 송연(竦然)해지며 더욱 공경하면서 물었다. “무슨 도덕이 있기에 빛이 나는 것이 그리 기이합니까?”
부인은 왕에게 아뢰었다. “제 생각으로는 복이 적어서 이런 여인의 몸을 받았고, 정태(精態)는 때가 끼어 더러우며 밤낮 산처럼 쌓이는데, 사람 목숨은 빠르고 짧아서 3도(塗)에 떨어질까 두렵습니다.
이 때문에 매달 부처님 법의 재를 지내면서 애욕을 끊고 도를 좇아 세상마다 복을 받으려 합니다.”
왕이 듣고 기뻐하면서 이내 향기로운 영락을 그에게 주자, 말리 부인은 대답하였다. “제가 지금 재를 지내므로 이것을 걸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주십시오.”
왕은 말하였다. “내가 본래 마음먹기를 훌륭한 이에게 주려고 하였소. 당신이 지금 가장 훌륭하며, 또 법의 재를 받드는 도의 뜻이 자못 높으십니다. 그 때문에 주려는 것인데, 만약 당신이 받지 않으시면 나는 어디에 주어야겠습니까?”
부인은 대답하였다. “대왕께서는 근심하지 마소서. 왕께서 뜻을 굽히시어 함께 부처님께로 가셔서 이 향기로운 영락을 세존께 받들어 올리고 아울러 성인의 가르침을 받는다면 여러 겁(劫) 동안의 복이 되오리다.”
왕은 이내 허락하고 즉시 칙명하여 수레를 차리고 부처님께로 가서 땅에 머리 조아리고 물러나 왕의 자리로 가서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해신(海神)의 향기로운 영락은 파리(波利)가 바친 것으로서 6만 부인들은 모두 탐내었는데, 말리 부인만은 주는데도 갖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법의 재를 지내느라 마음에 탐욕이 없어 그러하니, 삼가 부처님께 올립니다. 부디 받아들이소서. 세존의 제자의 고집스런 마음은 무너뜨리기가 어렵고 곧은 믿음이 이러하니, 어찌 저희에게 복이 있겠습니까?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이 향기로운 영락을 받으소서.”
부처님께서는 이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배의 꽃을 많이 만들어서 묶고서 걸으면 흔들흔들 아름답지만 널리 쌓은 덕의 향기야말로 풍겨 더욱 아름답느니라.
▸ 기이한 풀과 아름다운 꽃은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 풍기지 못하지만 도를 가까이하고 가르침을 듣는 덕망 있는 사람은 향기가 두루 미친다. 비록 이것이 참된 것이라 하나 계향(戒香)보다는 못하느니라.◂
『법구비유경(法句臂喩經)』 제2권에 나온다.
(2) 선구(善求)와 악구(惡求)가 보배를 캐어 오다가 굶주려 있었을 때, 나무에서 구하는 것이 나오다
옛날 염부제(閻浮提)에 바라내(波羅奈)라는 나라가 있었고, 그 때에 마하야이(摩訶夜移)라는 살박(薩薄)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이를 배면서부터 저절로 어질어지고 착하여져서 뜻과 성품이 온화하여졌으며, 달이 차서는 사내아이를 낳았다. 형체가 단정하였으므로 부모는 귀엽게 여기며 좋은 음식을 장만하여 친척과 여러 관상쟁이를 청하여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기다가 아이를 안아 대중들에게 보이면서 그의 이름을 짓게 하니, 관상쟁이가 물었다. “이 아이를 배면서 어떠한 서응(瑞應)이 있었습니까?” “아이를 배면서부터 그 어머니는 저절로 온화하여지고 착하여졌습니다.” 그러자 관상쟁이는 이름을 선구(善求)라고 지었다. 젖을 먹고 자라면서 모든 덕(德) 쌓기를 좋아하였고 중생들을 사랑하며 가엾이 여겼다. 그 다음에 또 아이를 배었고, 기한이 차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형체가 누추하게 생겼다. 관상쟁이가 물었다. “이 아이를 배어서는 어떠한 감응(感應)이 있었습니까?” 대답하였다. “아이를 배면서부터 그 어머니는 저절로 모질어졌습니다.” 그러자 관상쟁이는 이름을 악구(惡求)라고 지었는데, 젖을 먹고 자라면서 나쁜 일 하기를 좋아하였고, 항상 탐욕을 내며 시새우는 마음을 품었었다. 저마다 장성하자 함께 바다로 들어가 보물을 찾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마다 5백 명의 시종이 있었다. 길은 까마득한데 중도에 양식이 떨어져서 7일 동안을 굶어 거의 죽게 되었다. 이때 선구와 여러 장사꾼들은 다 함께 지성스런 마음으로 모든 천신(天神)과 지기(地祇)에게 배고픔을 구제해 주기를 빌고 있었는데, 빈 진흙 개펄 가운데 멀리 가지와 줄기가 무성한 한 나무가 보이므로 이내 그곳으로 나아갔더니, 한 샘물이 있었다. 선구와 그 대중들이 모두가 함께 애걸하자, 수신(樹神)이 몸을 나타내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가지 하나를 찍으시오. 구하는 것이 나오리다.” 여러 사람들이 기뻐하면서 이내 하나의 가지를 찍자 맛있는 물이 흘러나왔고, 두 번째 가지를 찍어 내리자 온갖 맛을 다 갖춘 갖가지 음식이 나왔으므로, 모두가 다 받아 먹고 저마다 배가 부르게 되었다. 세 번째의 가지를 찍어 내리자 갖가지가 다 갖춰진 아름다운 옷들이 나왔고, 네 번째의 가지를 찍어 내리자 가지가지 보물이 모두 다 갖추어져 있어서 가득히 다 실었으므로, 필요한 것은 모두 마련하게 되었다. 악구는 뒤에 이르렀고, 그 사람들도 앞에서와 같이 모두 충족되었다. 그래서 생각하였다. ‘지금 이 나무는 가지에서만 이런 좋은 물건들이 나왔는데 하물며 뿌리이겠느냐? 이제 그것을 베어서 극히 좋고 아름다운 물건들을 만족하게 얻으리라.’ 그리하여 사람들을 시켜 베게 하므로, 선구는 악구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굶주렸다가 이 나무의 은혜를 입어서 남은 목숨을 구제받을 수 있었는데, 어떻게 그것을 베려 하느냐?” 악구가 이내 그 뿌리를 파므로 선구는 대단히 고맙게 여긴 터에 차마 그것을 볼 수 없어 무리들을 거느리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나무가 다 베어지자마자 5백의 나찰(羅刹)들이 나와 악구와 그 장사꾼들을 모조리 다 잡아먹어버렸고, 재물까지 잃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선구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그의 아버지란 바로 지금의 정반왕(淨飯王)이며, 어머니는 지금의 마야(摩耶)이며, 악구는 바로 지금의 제바달다(提婆達多)인데, 나는 옛날에 그와 항상 만나서 한결같이 착한 법을 가르쳤는데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도리어 나를 원수로 여겼느니라.”『현우경(賢愚經)』 제9권에 나온다.
(3) 사자(師子)는 지혜가 있었으므로 나찰녀(羅刹女)의 재난을 면하다 염부리지(閻浮利地)에 많은 장사꾼들이 있었다. 함께 서로가 거느리고 바다로 들어가 보배를 캐고 있었는데, 때마침 돌아 흐르는 물결을 만난 데다 모진 바람까지 불어 큰 배가 부서졌다. 그 사람들은 부서진 배를 타고 바람 따라 흘러가다가 나찰(羅刹)의 세계로 떨어졌다. 나찰 여인들은 얼굴 모습을 단정하게 하고 나와 영접하면서 장사꾼들에게 말하였다. “여기에는 보물들이 많고 명주(明珠)는 값이 없으니 마음대로 가지십시오. 우리들에게는 남편이 없고 당신들은 아내가 없으니, 여기에 머무시면서 서로 함께 즐겁게 지내다가 뒷날 좋은 바람을 만나면 좋은 짝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십시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 왼쪽에 길이 있는 것을 보시면, 부디 따라가지 마십시오.” 이때 장사꾼들 가운데에 한 지혜로운 이가 있었는데, 그가 말하였다. “여인들의 말을 따라서는 안 된다.” 이내 왼쪽 길로 몇 리(里)를 나아갔는데, 중간의 한 성(城) 속에서 수천만 명이 억울함을 하소연하며 부르짖고 있었다. “어떻게 염부제를 버리고 여기 와서 죽는단 말이냐?” 장사꾼이 나아가서 성 아래를 두루 살펴보니, 성은 시우쇠로 만들어졌고, 담장에는 문이나 출입하는 곳조차 없었다.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리사나무[尸梨師樹]가 있었으므로 이내 가서 나무를 타고 올라가 성 속의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보고 멀리서 물었다. “어째서 부모와 형제를 부르고 있습니까?” 성 속의 사람이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바다에 들어가 보배를 캐다가 바람 때문에 떠내려 왔으며, 또 나찰녀들에게 속아 견고한 성에 갇혀 있습니다. 이전에는 5백 명이 있었는데 점차로 살해당하여 이제는 250명이 남았습니다. 당신들은 이 여인들을 사람일 것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두가 바로 나찰 귀신입니다.” 그 사람은 나무에서 내려와 그것을 동료들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갈 좋은 방책을 찾는 편이 나을 듯한데, 그대들은 오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중들이 대답하였다. “당신은 어젯밤에 왜 그 사람들에게 여러 사람들과 우리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땅한 방책이 있는가를 거듭 묻지 않으셨습니까?” 지혜 있는 사람은 이내 말하였다. “저물면 가서 다시 묻겠습니다.” 여인들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몰래 일어나 나무로 올라가서 성안의 사람들에게 어떤 방책이 있는가를 물었다. “당신들과 또 우리들이 염부제에 돌아갈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성안의 사람들은 대답하였다. “우리는 살아서 돌아가고 싶습니다마는 이 무쇠 성은 여러 겹으로 되어서 부술 수가 없으니 날마다 차례로 죽는 것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다만 당신들 바깥 사람들만이 벗어나서 본토로 돌아갈 수 있는 방책이 있을 뿐입니다. 15일 맑은 새벽에 한 마리의 큰 말이 울단월(鬱單越)로부터 이곳으로 와서 높은 산꼭대기에 머무르면서 ‘누가 염부제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부르짖을 것이니, 당신들이 만약 말 소리를 듣거든 모두 가서 예배 공경하며 본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청하십시오.” 그리하여 그 사람이 벗들에게 자세히 사정을 설명하자, 여러 사람들은 말하였다. “지금 떠나가야 합니까?” 대답하였다. “15일 날 큰 말이 오기를 기다리십시오. 그가 와야 떠날 수 있습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큰 말이 왔으므로, 장사꾼들은 듣고 큰 말에게로 가서 아뢰었다. “우리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데려다 주소서.” 큰 말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뜻을 슬기롭게 하여 나의 말을 들으시오. 저마다 집으로 돌아가거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마음과 뜻을 오로지하고 바르게 하여야 돌아갈 수 있지만, 마음이 전일하지 않거나 바르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 여러 여인들은 아들딸을 안고 당신들 뒤를 따르면서 슬피 울고 부르짖을 것인데, 그 중에 여러 사람들이 애착심을 낸다면 내 등 위에 있더라도 떠날 수 없을 것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고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한결같이 하고 마음을 지극하게 한다면 나의 털을 한 오라기만 붙잡고 있더라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여러 부녀들은 저마다 남편들에게 말하였다. “진실로 나의 천한 몸은 버려도 되지만 어떻게 아들딸을 버린단 말이오?” 그 전에 아들과 딸들을 시켜 아버지의 목을 안고 울며 부르짖게 하였다. “우리들을 버리고 어디로 떠나려 하십니까?” 마음속으로 그리워하고 애착을 느낀 이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지만 큰 지혜가 있는 사자(師子) 한 사람만은 무사히 돌아오게 되었다. 이때 나찰인 아내는 그의 아들딸을 안고 사자를 쫓아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사자라는 분이 나의 남편입니다. 함께 아들딸까지 낳고서 나를 버리고 도망갔는데, 어디로 갔는 줄 모르겠습니다.”
여러 사람들은 듣고 나서 사자에게 물었다. “당신의 부인을 보니, 체성과 용모가 누구보다 아름다운 이였습니다. 아들딸도 가련한데 어째서 버리십니까?”
사자는 대답하였다. “그는 사람이 아니요, 나찰 귀신입니다. 바다 섬 안으로 갔더니 잡아먹힌 장사꾼들이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나의 동료 수백 인도 쇠로 된 성에 갇혀 있는데, 나 한 사람만이 다행히 구제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이 귀신이 또 나의 뒤를 쫓아와서 나를 해치려 하니 벗어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점차로 또 나아가서 본국까지 돌아오게 되었다. 귀신도 뒤를 쫓아와서 그 국토까지 이르자, 귀신은 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저와 사자는 함께 부부가 되어서 이 아들과 딸을 낳았으며, 뒷날 잘되기를 바랐고 오늘처럼 될 것을 생각하지 않았더니 영영 버림을 당했습니다.” 왕이 사자를 불러서 그 사실을 물었더니, 사자가 자세히 위의 일들을 왕에게 아뢰자, 왕은 사자에게 말하였다. “만일 그대가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나에게 주시오.”
사자는 대답하였다. “그는 정말로 사람이 아니며 나찰 귀신입니다. 허물이 있더라도 원망은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좌우의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 귀신이 여기에 오게 되면 반드시 해가 있을 터인데, 왕께서 지금 믿지 않고 깊은 궁중에다 들이려 하는구려. 이렇게 되면 오래지 않아서 왕과 내궁(內宮)이 모두 없어지게 되리다.”
그러자 왕은 또 성을 내며 사자에게 말하였다. “여인 중에서는 용모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와 같았소. 무슨 일로 또 나찰 귀신이라 하오? 속히 밖으로 나가시오. 내가 그를 살펴보리다.” 그리고 왕은 귀녀(鬼女)를 데리고 궁중으로 들어가서 하룻밤을 잤다.
다음 날 밥 때가 되었는데도 궁중 문이 열리지 앉자, 여러 신하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왕께서 새로 부인을 맞아들여서 서로가 즐거움을 탐하느라 일부러 열지 않은 것이리다.” 사자는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왕과 부인과 채녀(채女)들까지 반드시 나찰에게 잡아먹혔기 때문에 문을 열지 않은 것이리라.” 이내 높은 사다리를 놓고 담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죽은 사람의 해골들이 수간(數間)의 집에 가득히 차 있자, 신하들은 사자를 책망하며 말하였다. “바로 당신이 나찰 귀신을 데리고 왔기에 왕이 죽고 나라를 잃었으며 궁전이 멸망하게 되었소.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먼저 뒤에 원망 받지 않을 것을 약속 받았습니다. 그대들은 어째서 또 책망합니까?” 여러 신하와 백성들은 사자에게 나와 아뢰었다. “왕은 이제 돌아가셨고 후사까지 없으시니, 사자님께서 왕위에 오르셔서 백성들을 다스려 주소서.”
사자는 말하였다. “만약 나를 천거하여 왕으로 삼겠다 하면, 나의 교명을 따라야 합니다.” 그러자 이구동성으로 모두 함께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왕은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함께 병사를 모아서 바다로 들어가 공격하여 나찰의 남녀를 남김없이 살해하여야겠다.” 그런 뒤에 가서 쇠로 된 성을 부수어서 그 안의 사람들을 구출하였다. 그 나라 풍속에 만약 한 사람이라도 부처님을 섬기지 않으면 산의 서쪽으로 보내어 귀신에게 맡겨 잡아먹히도록 하였으므로, 이로부터는 부처님 법이 흥성하게 되어 도를 얻은 이가 수없이 많았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부처님을 믿는 이러한 중생들이 무사하게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마왕(馬王) 때문이었다’고 하였다. 또 그 나라의 관습으로서, 국왕이 아들을 낳으면 열이거나 백이거나 수없거나 간에 모두 나가서 불경을 외우고 학습하여 삼장(三藏)을 모두 갖추게 되면, 돌아와 다시 도를 그만두고 왕위에 오르게 되었으며, 범어를 알지 못하고 경적을 다 공부하지 못했으면 왕위에 오르지 못하였다.『승사승이경(承事勝已經)』에 나온다.
(4) 미련(彌蓮)은 지녔던 재(齋) 때문에 낙(樂)을 얻었다가 어머니를 밟은 까 닭에 머리를 태우다
옛날 5백 명의 장사꾼 중에 미련(彌蓮)이라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분은 가장 높은 어른이었다.
5백 명이 함께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갔다가 마갈어(摩竭魚)에 부딪쳐서 그 배가 부서져서 5백 사람들 모두가 죽었고, 미련만이 널빤지를 타고 살아남았다.
미련은 비마지(鼻摩地)에 있으면서 고기를 막기 위하여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가 하나의 작은 길을 발견하고 들어가다가 은성(銀城)을 보았다. 수목이 공중에 높이 늘어섰고, 그 사이에는 목욕하는 못이 있었으며, 그 성은 네모지고 편편하며 땅의 둘레에는 도랑물이 있었다. 단정하기 옥녀(玉女)와 같은 네 여인이 성안에서 나와 함께 미련을 영접하며 말하였다.
“혼자서 매우 수고하셨습니다. 오신 것을 축하합니다. 만나고 싶어한 지 오래되었으니, 어진 이를 잘 모시겠습니다. 지금의 이 은성은 바로 어진 이의 소유입니다. 성안은 행복하고 즐거우며, 수목은 공중 높이 늘어섰고, 도랑물과 목욕하는 못과 놀이하는 누각과 오두막집이 있으며, 성안에는 나만(羅縵)이라는 칠보전(七寶殿)이 있는데,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로써 전각을 만든 것입니다. 우리들 네 사람은 공양하고 심부름하면서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마음은 명하는 데에만 둘 것입니다. 여기에만 머물러 계셔야 하며 다른 쪽으로 가시지 마십시오.”
이리하여 미련은 네 여인과 함께 성으로 들어가 칠보전각 위로 올라가니 날마다 뜻을 극진히 하였다. 이 성안에 있은 지 천여 년이 되었는데, 뒤에 미련은 생각하였다. ‘이 네 여인이 나를 다른 쪽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데, 무슨 뜻에서일까?’
그래서 미련은 네 여인이 잠든 틈을 타서 몰래 일어나 전각을 내려와서 성을 나와 앞으로 나가다가 멀리 금성(金城)을 보았다. 수목이며 목욕하는 못들이며, 일마다 앞에서와 같았으며, 여덟의 여인이 있었는데, 단정한 것이나 요구하는 말들도 역시 모두 앞에서와 같았다.
미련과 여덟의 여인은 서로 즐기며 뜻을 극진히 하면서 수천 년을 지냈으며, 뒤에 미련은 생각하였다. ‘이 여덟 여인이 의심스럽구나. 나를 다시는 다른 쪽으로 못 가게 하니, 무슨 뜻에서일까?’
미련은 여덟 여인들이 낮잠 자는 틈을 타서 몰래 일어나 앞으로 나가다가 멀리 수정성(水精城)을 보았다. 수목이며 목욕하는 못들이며 일마다 앞에서와 같았으며, 열여섯의 여인이 성으로부터 나와 영접하고 하는 말들도 앞에서와 같았다.
미련은 이내 열여섯 여인들과 함께 즐기며 뜻을 극진히 하며 수천 년을 지내고서 다시 떠나가다가 유리성(琉璃城)을 보았고, 거기서의 일 또한 앞에서와 같았다. 서른둘의 여인이 성으로부터 나와서 영접하였고, 미련과 여인들은 함께 즐기며 뜻을 극진히 하면서 수천 년을 지냈다.
그 뒤에 성을 나와 앞으로 나가다가 멀리 쇠로 된 성[鐵城]을 보았는데, 그 안에서는 끝내 영접하는 이도 없었다. 미련은 성문을 들어가다가 귀신이 있었으므로 그에게 길을 물어서 갔다. 성중에서 이름이 구인(俱引)이라는 한 남자를 보았는데, 달군 쇠 수레바퀴가 그의 머리 위를 달리고 있었다.
여러 성을 들어가서 앉았으나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미련은 달군 쇠 수레바퀴를 자기 머리 위를 달리게 하고서 나만전(羅縵殿)과 설말전(屑末殿)과 나마전(羅摩殿)과 범울단전(氾鬱單殿)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나는 무슨 일로 이 안에 들어왔는가?” 미련은 쇳물을 부어대는 성의 귀신에게 말하였다.
“지금 달군 쇠 수레바퀴가 나의 머리 위를 달리는데, 언제나 벗어날 수 있습니까?”
귀신은 대답하였다. “어떤 사람이 그대 대신 오게 되어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쇠 수레바퀴가 미련의 머리 위를 달린 지 그로부터 60억 만★★ 년 뒤에야 벗어날 수 있었으니, 미련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아직 도를 구하지 못했을 적에 어리석게도 목욕하고 새 옷을 입다가 발로 어머니의 머리를 밟았었다. 그 때문에 머리를 태웠었다. 하루 동안의 8관재(關齋)를 넉 달 동안 지내고 마음은 오히려 기뻤으며, 그 때문에 네 개의 보배 성인 금과 은과 수정과 유리성에서 수천만 년씩을 살게 되었었다. 그러므로 세간 사람들 중에 죽도록 5욕(欲)을 싫어하지 않고, 욕심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부모와 스승에게 불효하여 수레바퀴가 따르게 됨이 미련과 같을 것이니라.”◂
『미련경(彌蓮經)』에 나오며, 또 『복보경(福報經)』에도 나온다.
(5) 우파사(優波斯)가 형의 아내를 받아들였다가 뒤에 뉘우치고 도를 닦았 는데, 형이 화살을 쏘아 아우를 죽이려 하였으나 화살은 도리어 제 몸을 죽이다 라열기(羅閱祇)에 장사꾼 형제 두 사람이 같이 한 곳에 살고 있었다. 그 형이 장자의 딸을 아내로 삼으려 하였으나 그 딸의 나이가 어려서 아직 시집갈 만하지 못하여서 형은 여러 장사꾼들과 함께 멀리 다른 나라로 떠났는데, 여러 해가 지났으나 때맞추어 돌아오지 않았다. 딸의 나이가 많아지자 그의 아우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형은 멀리 가서 거기서 죽었는지 돌아오지 않으니, 그대가 이제 나의 딸에게 장가들어야겠다.” 그의 아우는 대답하였다.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장자가 자주자주 말하였으나 그 아우의 뜻은 견고하여 마음을 돌리지 못했으므로, 장자는 거짓으로 멀리 편지를 내어 장사꾼들에게 부탁하여 형이 죽은 것으로 꾸미고서 다시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 형은 이미 죽었는데, 그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하여 그 아우는 그 여인에게 장가들게 되었고, 여러 해가 지나 여인이 아이까지 배었는데, 형이 멀리서 돌아왔으므로 아우는 두려워하며 사위국(舍衛國)으로 도망갔다.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부처님 앞에 이르러서 출가하기를 청하자, 부처님께서는 이내 허락하셨으므로 사문이 되어 이름을 우파사(優波斯)로 짓고, 계율을 받들어 지니다가 아라한이 되었다. 형은 사실을 알고 화를 내며 그를 죽이려고 사위국까지 가서 거듭 상금 5백 냥에 현상을 걸었다. 응모한 이와 함께 나아갔으나 응모한 사람은 아우의 좌선(坐禪)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인자한 생각을 하였다. ‘어떻게 이 비구를 죽이겠는가?’ 그러다가 다시 생각했다. ‘내가 만일 죽이지 않으면 나의 돈을 빼앗기게 된다.’ 그리하여 비구를 쏘려 하였으나 오히려 그의 형이 맞았으므로 그 형은 성을 내다가 죽으면서 독사의 몸을 받아 이 도인의 문 지도리 안에서 살게 되었다. 문을 자주 열고 닫고 하면서 몸을 두드렸으므로 죽어서 다시 조그마한 독충으로 나서는 도인의 옥상에 의지하여 있다가 옥상으로부터 비구의 정수리 위로 떨어지자, 독이 맹렬히 퍼지면서 이내 죽게 되었다.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아주 먼 과거 세상에 어느 벽지불이 세상에 출현하여 숲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 때 어느 사냥꾼이 항상 날짐승, 길짐승을 잡으려고 계책을 마련하여 엿보고 있다가 간신히 잡으려는 참에 벽지불이 그 짐승을 놀라게 하였으므로 잡지 못하게 되자, 문득 성을 내면서 독화살을 벽지불에게 쏘았다. 이때 벽지불이 이 사람을 가엾이 여기어 고치고 뉘우치게 하려고 신족(神足)을 나타내자, 사냥꾼은 공경과 우러르는 마음을 내며 두려워하고 자책하면서 정성을 다하여 용서를 빌었으며, 벽지불은 그의 참회를 받아들였으나 독이 퍼져서 죽었다.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떨어졌고 지옥에서 나와서는 5백 세상 동안 언제나 독사(毒死)를 당하게 되었는데, 오늘에 이르러서 아라한의 도를 얻었으나 오히려 독충에게 쏘여서 죽게 되었느니라.”『현우경(賢愚經)』 제10권에 나온다.
(6) 살박(薩薄)이 팔을 태워서 여러 장사꾼들을 구제하다 “옛날 염부제(閻浮提)에 5백 명의 장사꾼들이 함께 들판을 가다가 험한 길을 지나게 되었는데, 큰 산골짜기의 굴속은 아주 캄캄하였었다. 이때 여러 장사꾼들은 길을 찾지 못해 근심하면서 재물을 잃게 될까 두려워하였으며, 이곳은 도둑이 많았으므로 더욱 두려워하면서 다 함께 마음을 같이하여 하늘과 땅, 해와 달과 산과 바다의 모든 신기(神祇)를 향하여 슬피 울며 애원하였다. 이때 살박(薩薄)은 여러 장사꾼들을 가엾이 여겨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그대들을 위하여 큰 광명이 되어 비추겠습니다.’ 이 때에 살박은 흰 모전을 자신의 두 팔에다 감고 소유(蘇油)를 부어서 사르며 횃불이 되어서는 모든 장사꾼을 데리고 7일을 지내고서야 이 어두운 곳을 지나게 되었느니라. 이때 장사꾼들은 그 은혜를 감사하면서 사랑함과 공경함이 한량없었으며, 저마다 안온을 얻게 되어 기뻐서 어쩔 줄 몰랐으니, 그 때의 살박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그 장사꾼들은 바로 지금의 5백 비구니라.”『현우경(賢愚經)』 제6권에 나온다.
(7) 살박(薩薄)이 5계(戒)를 사서 가졌더니 나찰(羅刹)도 침범하지 못하다 옛날 어느 살박이 외국에 기이한 보물이 있다는 것을 듣고 가서 생활의 방도를 세우려 하였다. 그러나 그 두 나라의 중간에 나찰(羅刹)이 있어 지나갈 수 없었다. 살박이 구경을 다니며 저자의 서쪽 문을 보았더니, 어느 한 도인이 빈 평상 위에 앉아서 말하고 있었다. “5계(戒)를 팝니다.” 살박은 물었다. “5계란 무엇입니까?” 대답하였다. “마주 대할 모양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받아 마음으로 지니는 것인데, 뒤에는 천당에 가 나게 되고, 현재 세상에서는 나찰 귀신의 재난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살박이 사고 싶어서 물었다. “값은 얼마입니까?” “금전 1천입니다.” 그리하여 돈을 받자 이내 5계를 주고는 말하였다. “그대가 외국을 가다가 국경에 닿았을 때 나찰이 오면 그대는 ‘나는 바로 석가(釋迦)의 5계를 받은 제자니라’고만 하시오.” 그리하여 살박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 나라 중간에 이르렀다가 나찰을 만났다. 키는 한 길[丈] 석 자에 머리는 누렇고 도롱이 같았으며, 눈은 붉은 올챙이 같았고, 온몸은 비늘 껍질이요 서로가 입을 벌리자 마치 고기가 아가미를 마주침과 같았으며, 쳐다보면서 나는 제비를 붙잡고 땅을 밟자 무릎까지 빠졌으며, 입에서는 뜨거운 피가 흘렀는데, 무리 수천이 곧장 살박을 붙잡았으므로 그는 말하였다. “나는 바로 석가의 5계를 받은 제자니라.” 나찰이 이를 듣고도 끝까지 놓으려 하지 않으므로, 살박이 이내 두 주먹으로 내질렀더니, 주먹이 비늘 껍질로 들어가서 뽑아도 나오지 않았고, 또 발로 머리를 밟았더니 맞붙어서 뽑아도 나오지 않으면서 온몸이 비늘 껍질 속으로 빠져 들어가 버리고 등만이 움직이게 되자, 나찰은 말하였다.
너의 몸과 손발은 한꺼번에 모두 붙잡혀 버렸으니 다만 죽음으로 나아가야 할 뿐 함부로 날뛴들 무엇 하겠느냐?
살박의 뜻은 오히려 견고하여 나찰에게 말하였다.
나의 몸과 그리고 손과 발이 한꺼번에 비록 얽매였다 하더라도 마음 껴잡음이 금석(金石)과 같으므로 결코 너에게 죽지 않으리라.
나찰은 또 살박에게 말하였다.
우린 바로 귀신들의 임금이고 인간들을 위해선 많은 완력을 쓴다. 본래부터 너희들을 먹었었으니 그 수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다만 죽음으로 나아가야 할 뿐인데 무엇 하러 너그럽게 말을 하느냐.
살박은 욕설을 퍼붓고 성을 내려다가 생각하였다. ‘이 몸은 세 가지 세계를 바퀴 돌듯 하면서 일찍이 사람에게 보시한 일이 없었다. 나는 이제 이 나찰이 금새 배가 부르게 하리라.’ 그리고 나서 말하였다.
나는 이 비린내나는 몸을 오래전부터 버리고 떠나려 하였으니 나찰이여, 나를 먹어라. 모두 가져다 보시하리라. 그리고 대승의 법[摩訶乘] 뜻하고 구하여 마침내 온갖 지혜[一智] 이룩하리라.
나찰은 총명하여 살박의 말을 이해하고 곧 부끄러워하며 살박을 놓아주면서 길게 무릎 꿇고 합장하고 그를 향하여 용서를 빌었다.
그대 바로 사람을 건지는 스승이라 세 가지 세계에서 있기 드무십니다. 대승의 법을 뜻하고 구하시니 부처 됨이 장차 멀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스스로 귀명하면서 머리를 조아리며 예배합니다.
나찰은 잘못을 뉘우치고 마침내 살박을 전송하였으므로 외국에 가서 값진 보물을 많이 얻게 되었고, 또 집으로 돌아오는데도 전송하였으므로 공덕을 크게 닦고 드디어 도의 자취[道跡]를 이루었다.『잡비유경(雜譬喩經)』에 나오며, 앞에서의 것과 거의 뜻은 같으나 조금씩 다름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 것을 적어 둔다.
(8) 장사꾼이 고니와 함께 아들을 낳았는데, 아들이 모두 도를 얻다 모든 축생(畜生)과 사람이 나는 4생(生)에 대하여 물었다. “어떻게 인간 가운데에서 난생(卵生)이 있음을 알겠는가?” 대답하였다. “말한 바와 같으나 염부리지(閻浮利地)에 많은 장사꾼들이 바다에 들어가 보배를 캐다가 두 마리의 고니를 얻었다. 뜻대로 길들이다가 한 마리는 잃고 한 마리만 남았는데, 그와 함께 장난을 치며 한 방에서 누워 자다가 그와 교접(交接)을 한 것이 마침내 두 개의 알을 낳게 되었다. 알은 점차로 따뜻해지더니, 두 어린아이가 나왔으며, 뒤에 커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아라한의 과위를 얻었으니, 첫째 분의 이름은 시피라(尸披羅)요, 둘째 분의 이름은 우발시바라(優鉢尸婆羅)이다.” 물었다. “어떻게 인간 가운데에서 습생(濕生)이 있음을 알겠는가?” 대답하였다. “경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정생왕(頂生王)과 존자 차라(遮羅)와 존자 우바차라리녀(優婆遮羅利女)가 있다.” 물었다. “어떻게 인간 안에서 화생(化生)이 있음을 알겠는가?” 대답하였다. “겁초(劫初)의 사람이 그것이며, 이미 성인의 법을 얻은 이는 다시는 알에서 나거나 습기에서 나지 않는다.” 물었다. “무엇 때문에 다시는 알에서 나거나 습기에서 나지 않는 것인가?” 대답하였다. “알로 나는 것과 습기로 나는 것은 축생 갈래의 소속이기 때문이다.”『비바사경(鞞婆沙經)』 제14권에 나온다.
(9) 장사꾼들이 배고프고 목이 말라 있는데, 천인(天人)이 손가락 사이에서 여덟 가지 맛[入味]의 물을 내리다 옛날 어떤 길잡이가 5백의 장사꾼들과 함께 장사를 하러 가다가 큰 벌판에 이르러서 물까지 떨어졌다. 굶주림에 몹시 시달리면서 사방을 찾아 헤매다가 높은 데 올라가서 멀리 바라보았더니, 수목이 보이므로 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 함께 몰려가서 나무 아래를 보았더니, 둘레에 풀이 나 있고 그 땅은 깨끗하였다. 모두가 함께 파기 시작하였는데, 어느 하늘 사람이 멀리서 길잡이를 보고 순식간에 그곳으로 와서 나무 위에 머무르면서 그의 오른손을 펴서 다섯 손가락 사이로부터 여덟 가지 맛의 감미로운 물을 그지없이 내렸으므로 모두가 배부르게 되었다.『십권비유경(十卷譬喩經)』 제3권에 나온다.
(10) 장사꾼이 소를 몰아다 주어 용녀(龍女)를 구제하고 금을 얻어 와서 어 버이를 받들다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의 남쪽 큰 숲이 있는 읍(邑)에 계셨다. 장사꾼이 여덟 마리의 소를 몰고 북방 구치국(俱哆國)에 도착하였으며, 또 어느 한 장사꾼이 함께 진흙 개펄 안에 있으면서 소를 치고 있었다. 그 때 리차(離車)가 하나의 용녀(龍女)를 잡아서 코를 뚫어 끌고 갔다. 장사꾼은 그것을 보고 이내 인자한 마음을 일으켜 리차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를 끌고 가서 무엇을 하려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나는 죽여서 먹으려 하오.” 장사꾼은 말하였다. “죽이지 마십시오. 내가 당신에게 소 한 마리를 줄 터이니, 바꾸어 가지시고 그를 놓아주십시오.” 그러나 붙잡은 이가 놓아주려 하지 않으므로 점차 올라가서 여덟 마리를 다 주겠다고 하자, 그제야 말하였다. “이제 당신을 위해서 내가 그를 놓아주리다.” 여덟 마리 소를 가진 뒤에 용녀를 놓아주었다. 이때 장사꾼은 다시 생각하였다. ‘이 분은 나쁜 사람이다.’ 다시 쫓아와서 붙잡을까 두려워서 따라가며 그가 향하는 곳을 살폈더니, 한 못가에 닿아서 용은 변하여 사람이 되어서는 장사꾼에게 말하였다. “하늘께서는 저의 생명을 구하셨습니다. 이제 은혜를 갚으려 하니 저와 함께 용궁으로 들어가십시다. 하늘의 은혜를 갚겠습니다.” 장사꾼은 대답하였다. “그대들의 용의 성품은 갑자기 사나워지고 성을 내는 것도 변덕이 심하여 어쩌면 나를 죽일 수도 있다.” 대답하였다. “앞사람이 나를 붙잡아 갔을 적에 나의 힘으로도 죽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살(布薩)의 법을 받았기 때문에 죽일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하물며 하늘께서 이제 저의 생명을 구하셨는데 해를 끼치겠습니까?” 그리하여 따라 들어갔다. “잠시 이 안에 서 계십시오. 제가 먼저 들어가서 정돈을 하겠습니다.” 이 용문 곁에 두 마리 용이 한 군데 매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너희들은 무슨 일을 하느냐?” 대답하였다. “이 용녀는 반 달 동안에 사흘을 재법(齋法)을 받았는데, 우리 형제가 이 용녀를 수호하다가 잘못하여 리차에게 붙잡히게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묶여있습니다. 하늘께서는 인자한 말을 하여 저희들을 놓아주게 하소서. 이 용녀가 만약 어떠한 음식을 잡수시겠느냐고 물으면 염부제 인간들의 음식을 찾으십시오.” 용녀가 정돈을 마치고 이내 불러들여서 보배 평상의 이부자리 위에 앉히고 용녀는 아뢰었다. “하늘께서는 이제 무슨 음식을 잡수시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염부제의 인간이 먹는 음식을 먹고자 한다.” 그러자 이내 갖가지 음식을 내리므로 용녀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무엇 때문에 묶여 있는고?” 용녀는 말하였다. “이들은 저에게 잘못을 저질러 그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장사꾼은 말하였다. “그대는 죽이지 말라.” “그렇지 않습니다. 반드시 그들을 죽여야 합니다.” 장사꾼은 말하였다. “그대가 그들을 놓아주어야 나는 밥을 먹겠다.” 아뢰었다. “바로 그렇게 놓아줄 수는 없고 벌로 여섯 달 동안 인간 세상에 내쫓아 두겠습니다.” 장사꾼은 물었다. “그대는 이렇게 장엄한 데서 포살을 받는가?” 대답하였다. “우리 용의 법에는 다섯 가지 일의 괴로움이 있습니다.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태어날 때 용이 되고, 잠을 잘 때 용이 되고, 음행할 때 용이 되고, 성을 낼 때 용이 되며, 하루의 반 동안 세 번을 가죽과 살이 땅에 떨어지고 뜨거운 모래가 몸을 지지는 것입니다.” 다시 물었다. “그대는 어떤 것을 구하고자 하는가?” 대답하였다. “저는 인간 세상에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물었다. “나는 이미 사람 몸을 얻었으니, 마땅히 무엇을 구해야 하겠는가?” 대답하였다. “출가란 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또 물었다. “누구에게 나아가서 출가해야 되는가?” 대답하였다.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각(正遍知覺)께서 지금 사위성에 계시면서 아직 해탈하지 못한 이를 해탈하게 하십니다. 당신은 거기로 나가셔서 출가하십시오.” 문득 말하였다. “나는 돌아가고 싶다.” 그러자 용녀는 여덟 개의 병에 든 금을 주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바로 용이 쓰는 금입니다. 당신의 부모와 권속들이 죽을 때까지 써도 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눈을 감으십시오.” 이내 신통 변화로써 본국에다 데려다 놓았다. 함께 다니던 동료가 먼저 도착하자, 그의 집에 가서 말하였다. “용궁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그 부모는 아들이 이미 죽은 것으로 여겼고 권속 종친들이 한 곳에 모여 슬피 울부짖고 있었다. 때마침 가축을 놓아먹이던 이들과 나무하던 사람들이 뒤늦게 오는 그를 보고 먼저 와서 그의 집에 알렸다. “아무개가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리하여 집안 사람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나가 집으로 맞아들인 뒤에 살아왔다는 잔치를 벌였다. 잔치를 벌일 적에 여덟 개의 병에 든 금을 가져다 부모님께 드리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바로 용이 주는 것으로서 끊어 내면 다시 자라나서 수명이 다하도록 쓰게 된답니다.”『승기율(僧祇律)』 제33권에 나온다.
(11) 장사꾼이 나찰에게 묶이다 어느 날 장사꾼 우두머리가 여러 장사꾼들을 데리고 험난한 데로 들어갔다가 나찰 귀신을 만났는데, 손으로 그들을 막으며 말하였다. “너희들은 서서 꼼짝 마라. 너희들이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장사꾼 우두머리가 이내 오른 주먹으로 그를 쳤더니, 주먹이 귀신에게 달라붙어서 당겨도 뗄 수 없었다. 다시 왼 주먹으로 쳤는데 역시 떨어지지 않았고, 오른발로 찼으나 역시 그리 되었고, 머리로 들이받았는데 머리도 달라붙어 버렸다. 귀신은 물었다. “너는 이제 이렇게 되었는데 무엇을 하려 하느냐? 그만두지 못하겠느냐?” 대답하였다. “비록 다섯 가지 것이 달라붙기는 했으나 끝내 그만두지 않겠다. 정진(精進)의 힘으로써 너와 서로 겨루리라.” 그러자 귀신은 그 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의 담력(膽力)이 아주 크구나.’ 그리고 말하였다. “너의 정진의 힘이 커서 반드시 그치지 않을 터이므로, 이제 너를 놓아보내리라.”『대지론(大智論)』 제16권에 나온다.
(12) 장사꾼이 보배를 캐다가 죽게 될 사람을 구제하다 “길리(吉利)라고 하는 장사꾼 우두머리가 있었느니라. 바다로 들어가 크고 값진 보물을 가지고 무사하게 나왔다. 모두 80억의 마니주(摩尼珠)가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모두 백억 냥의 가치가 있었다. 이 많은 보물을 어느 한 거지에게 주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시 도로 바다로 가서 값진 보물을 얻어서 80세가 되어서야 본국으로 돌아왔느니라. 성으로 들어가려 할 적에 죄를 범한 사람을 보았다. 사형집행관이 묶어 가지고 나쁜 소리를 내는 북을 치면서 거리로 외치고 다니다가 사형장으로 데리고 가서 형벌을 가하려 하였느니라. 이때 사형수가 길리를 만나 말하였다. ‘장사꾼 우두머리시여, 나의 죽을죄를 구하시어 나에게 수명을 베푸소서. 그러면 큰 단월(檀越)로서 어질고 착하고 좋은 분이 될 것입니다.’ 길리는 듣자마자 사형수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아, 이제 그대에게 두려움 없음[無畏]을 베풀어서 그대의 죽을죄를 구하리라.’ 그리고 나서 죽이려는 이에게로 가서 사람들 모두에게 값이 1억 냥이나 되는 마니주를 주고서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제 잠시 기다리십시오. 내가 이제 왕에게로 다녀오겠습니다.’ 그 때 길리는 빨리 왕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대왕이여, 제가 좋고도 값진 보물로써 이 사람의 목숨을 사려고 합니다.’ 그러자 왕은 대답하였다. ‘길리여, 이 사람의 죄야말로 용서할 수도 없으며 살 수도 없도다. 만약 반드시 사려고 하면, 그대가 소유한 물건들을 모두 나에게 주고 아울러 그대가 대신 죽어 주어야 벗어날 수 있느니라.’ 그러자 길리는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나야말로 큰 이익을 얻게 되었으며 소원이 성취되었다. 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 나의 뜻이다.’ 그리고는 집에 있는 재물과 큰 바다에서 얻게 된 값진 보물인 한량없는 천억의 금은 보물을 모두 왕에게 보내 주고 대왕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을 놓아주십시오. 제가 소유한 물건은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자 사형집행관에게 말하였다. ‘길리를 데리고 가서 죽여라.’ 그래서 길리를 포박하여 사형장으로 데리고 가서 오른손에 칼을 들고 길리를 치려 하는데 손이 굳어서 내려가지 않았다. 놀라 괴이하게 여기고 두려워하면서 이내 왕에게 말하였다. ‘몸소 가 보소서.’ 그러자 왕은 이 말을 듣고 이내 자신이 칼을 잡고 길리를 죽이려 하였으나 칼을 든 두 손이 땅으로 떨어지며 몹시 다쳐 괴로워하다가 소리를 지르면서 죽어 버렸느니라. 그 때의 길리는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그 때의 왕은 바로 지금의 조달(調達)이니라.”『보살장경(菩薩藏經)』 하권에 나온다.
(13) 두 장사꾼이 보배를 캐었는데, 탐욕스러운 이는 죽고 욕심이 없는 이 는 무사하였다 옛날 아득한 아승기겁(阿僧祇劫) 전에 저마다 5백 명씩을 거느린 두 장사꾼이 있었는데 바라내(波羅奈)에 살고 있었다. 재물을 합쳐서 배를 꾸며 바다를 건너는데, 끈이 풀려 돛이 펴지면서 바람을 타고 곧장 가서 이내 보물섬[寶渚]에 닿았다. 거기에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이며 물건마다 없는 것이 없었으므로 한쪽의 장사꾼 우두머리는 말하였다. “우리들은 재물 때문에 고생하면서 여기까지 왔으니, 머무르면서 재미있게 즐기리라.” 그러자 둘째 살박(薩薄)이 말하였다. “여기에 비록 여러 가지 보물이 넉넉하긴 하지만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때 어떤 하늘 아가씨가 이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공중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여기가 비록 즐겁기는 하나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로부터 7일 후에 이 땅은 가라앉을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없어져 버렸는데, 다시 어떤 악마의 여인이 장사꾼들을 이곳에 가라앉게 해서 죽일 생각으로 공중에서 말하였다. “당신들은 행장을 꾸려 돌아갈 것 없습니다. 이 땅에는 땅을 가라앉힐 물이 없습니다. 만약 그런 물이 있다면 여기에 있는 여러 가지 보물과 아가씨들과 다섯 가지 즐거움이 무슨 이유로 있겠습니까? 앞서 하늘에서 들린 말은 모두가 거짓입니다.” 이렇게 말을 한 뒤에 사라져 버렸다. 첫 번째의 살박은 그의 무리들에게 명하였다. “그대들은 떠나지 말라. 앞의 하늘을 믿지 말라.” 두 번째의 살박은 도리어 그의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탐내지 말고 빨리 꾸리고 배를 손질하라. 앞의 하늘이 말한 바가 지성이요 거짓이 아니다. 물이 이르지 아니하면 여기서 즐기다가 천천히 돌아가면 되고, 만약 물이 참으로 다가오면 손질하고 꾸려 놓았다가 곧장 떠나자.” 부처님께서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그로부터 7일 후에는 앞의 하늘의 말과 같이 물이 그 땅에 찼으므로 두 번째 살박은 그의 무리들을 거느리고 이내 배에 올라갈 수 있었는데, 첫 번째 살박은 먼저 손질하거나 꾸려 놓지 않았으므로 물이 닥쳐온 날에야 갑옷과 병장기를 들고 두 번째 살박을 치고 싸웠지마는 두 번째 살박은 배 위에서 창으로써 첫 번째 살박을 물리치고 철수하여 갔기 때문에 이내 죽게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첫 번째 살박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제바달다[提婆達兜]이며, 두 번째 살박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첫 번째의 장사꾼들 5백 사람은 바로 지금의 제바달다의 5백 제자이며, 그 때의 두 번째의 장사꾼들 5백 무리는 바로 지금의 5백 아라한이다. 때의 첫 번째의 하늘 아가씨는 바로 지금의 사리불이요, 때의 두 번째의 하늘 아가씨는 바로 지금의 만월(滿月) 비구라고 하는 바라문의 제자니라.”『흥기행경(興起行經)』 상권에 나온다.
(14) 장사꾼이 벗들을 해치고 값진 보물을 독차지하려 하므로, 대애(大哀)가 이 흉악한 사람을 죽이다 정광불(定光佛) 때에 5백 명의 장사꾼들이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찾고 있었는데, 딴 마음을 품은 이가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장사꾼을 모두 해치고 값진 보물을 독차지하리라.’ 이때 염부제에 대애(大哀)라고 하는 큰 길잡이[大導]가 있었다. 어느 날 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해신(海神)이 그에게 말하였다. “장사꾼들 가운데에 한 사람의 도둑이 있어서 5백의 벗들을 죽이고 보물을 독차지하려 합니다. 가령 일이 이룩된다면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나, 이제 어지신 길잡이께서는 임시 변통을 써서 장사꾼들도 죽지 않고 도둑도 죄를 얻지 않게 하십시오.” 길잡이는 7일 동안을 생각하였으나 다른 방편이 없으므로 생각하였다. ‘이 흉악한 사람을 죽여야만 되겠구나. 여러 장사꾼들에게 말을 하면 반드시 모두가 성을 내어 함께 그를 죽이고 다 같이 나쁜 길[惡趣]로 떨어질 것이나, 만일 내가 혼자 죽이면 나만이 죄를 받게 되리라. 내가 차라리 백천 겁 동안의 고통을 참고, 장사꾼들이 널리 해를 받게 하거나 또 한 도둑 때문에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리라.’ 그리고는 먼저 그들에게 설법을 하여 마음이 기뻐서 뛰놀듯 하게 하여 누워서 잠을 자게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애 길잡이는 오히려 뭇 장사꾼들을 가엾이 여겨 전도 방편으로써 이 한 도둑을 살해하였기에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제12 광음천(光音天)에 가 났느니라. 그 때의 대애는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며, 이 방편 때문에 천 겁 동안의 생사를 뛰어넘은 것이며, 배를 같이 탄 5백의 장사꾼은 바로 이 현겁(賢劫) 동안의 5백의 부처님으로서 출현하실 분이니라.”『혜상보살경(慧上菩薩經)』 1권에 나온다.
(15) 5백 명의 장사꾼들이 마갈어(摩竭魚)를 만났다가 부처님을 일컫고 재 난을 면하다 옛날에 5백 명의 장사꾼들이 있었는데 배를 타고 바다에 들어가게 되었다. 바다에서 마갈어를 만났는데, 마갈어는 머리를 내밀고 입을 벌려 중생들을 잡아먹으려 하였다. 그날에는 바람이 적은데도 배가 쏜살같이 갔으므로 살박(薩薄)의 우두머리는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배 가는 것이 너무 빠르다. 돛을 내려라.” 말대로 내렸으나 배는 더욱 빠르게 가며 멈추게 할 수 없었는데, 살박의 우두머리가 다락 위의 사람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위에는 두 개의 해가 나와 있고 아래는 흰 산이 있으며 중간에는 검은 산이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살박의 우두머리는 놀라며 말하였다. “그것은 바로 큰 고기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와 그대들은 이제 액난을 만났구나. 이 고기의 배로 들어가면 살아날 리 없다. 그대들은 저마다 섬기는 바에 따라 일심으로 구하라.” 이때 여러 사람들은 저마다 받드는 바에 따라 일심으로 귀명하며 이 액난에서 벗어나기를 구하였으나 구하는 바가 너무도 돈독한데도 배가 가는 것은 너무도 빨랐다. 잠깐도 그치지 않고 고기 입으로 들어가게 되자, 이에 살박 우두머리는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나에게는 큰 신[大神]이 계신데 명호는 부처님이라 합니다. 그대들은 저마다 본래 받들었던 신(神)을 버리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일컬읍시다.” 이때 5백 인은 다 함께 큰 소리를 내어 나무불(南無佛)을 외쳤다. 고기는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생각하였다. ‘오늘날의 세간에도 부처님께서 계시는구나. 내가 어찌 차마 중생들을 해치겠느냐.’ 그리고는 입을 다물어 버리자 물은 모두 거꾸로 흘러서 차츰차츰 고기와는 멀어지게 되었으므로, 5백 명의 장사꾼들은 좋은 마음이 우러났고 모두가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잡비유경(雜譬喩經)』 제6권에 나온다.
(16) 장사꾼이 벗의 강권으로 술을 먹어 계율을 범하자 그의 부모는 먼 나 라로 내쫓아 버렸으나 오히려 귀신조차 두려워하다 어느 한 고을 사람들은 모두가 5계(戒)와 10선(善)을 받들어 행하였으므로 고을 안에서는 술을 빚는 이가 없었다. 그 중에 어느 큰 성바지 집 아들이 멀리 장사를 가게 되었는데 출발하려 할 적에 그의 부모는 말하였다. “너는 5계를 애써 지니고 10선을 받들어 행하면서 부디 술을 먹거나 하여 부처님의 중한 계율을 범하지 말라.” 다른 나라에 도착하여 옛날에 같이 배우던 벗을 만나게 되자, 기뻐하면서 집으로 돌아가 포도주를 내오며 함께 마시자고 하므로 사양하며 말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부처님의 계율을 받들므로 감히 범하는 이가 없네. 잠시 가까이하기를 사양하겠네. 부모님도 경계하셨네. 서로가 이별한 지 오랜만에 만나서 마음이 비록 기쁘기는 하나 나에게 계율을 범하여 어버이의 가르침을 어기게 해서는 안 되네.” 친구는 말하였다. “나와 자네는 스승의 은혜를 같이하였으므로 형제이니, 나의 어버이는 바로 자네의 어버이일세. 부모님께서 마시라고 하는데, 어찌 어길 수 있겠는가. 만약 내가 자네의 집에 있다면 반드시 자네의 어버이의 말씀을 따르겠네.” 그리하여 마지못해서 따라 마셨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서 자세히 그의 어버이께 아뢰었더니, 부모는 말하였다. “너는 부모의 교훈을 어겼고 게다가 계율을 범하였다. 점차로 법을 어지럽혔으니, 효자가 아니로다.”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되자 이내 얻었던 물건을 가지고 나라에서 쫓겨 나왔다. 그 아들은 계율을 범하고 어버이에게 내쫓겨서 다른 나라로 가서 객사(客舍)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그 집 주인은 세 귀신을 섬겼는데, 사람의 형상을 잘 만들어 놓고 사람의 음식을 대접하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섬긴 지 여러 해 동안에 있던 재산은 다 탕진되고 집안은 병이 들어 죽어 가는 이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사로이 서로 말씀하여 보십시오.” 귀신들은 그 사람의 뜻을 알아차리고 함께 의논하였다. “이 사람의 재산이 다 없어진 것은 바로 우리들 때문이었으나 아직 이익된 일이 없었소. 이제는 싫증을 내니 값진 보물을 구하여다 주어야 하겠구료.” 이내 가서 다른 나라 왕의 창고의 좋은 보물들을 훔쳐다가 동산 가운데 쌓아 놓고 와 말하였다. “그대가 우리를 섬긴 지 여러 해였고 너무 오랫동안 수고하였도다. 이제 그대에게 복을 주어서 부자가 되게 하겠느니라.” 주인은 말하였다. “크고 거룩한 은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귀신들은 말하였다. “그대의 동산 가운데에 금과 은이 있으니, 가서 취할 것이니라.” 주인은 기뻐하면서 동산으로 들어가 그 물건들을 보고 등에다 지고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받은 은혜를 감사하였다. “내일 음식을 차리려고 하오니, 오셔 주소서.” 차리기를 다 마치자 귀신들이 문까지 왔는데, 사위국(舍衛國) 사람이 주인집에 있는 것을 보고 이내 도망을 가므로 주인은 따라가며 물었다. “여기까지 오셨다가 버리고 떠나시니, 무엇 때문이십니까?” 귀신들이 말하였다. “그대의 집에 높으신 손님이 계시는데, 우리가 어찌 들어갈 수 있겠는가?” 거듭 다시 놀라면서 도망가므로, 주인은 생각하였다. ‘우리 집안에는 딴 사람이란 없고 바로 이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말을 하며 공경한 뒤에 그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무슨 공덕이 있기에 제가 섬기던 귀신들이 당신을 두려워하며 도망을 쳤습니까?” 손님은 자세히 부처님의 공덕과 5계(戒)와 10선(善)을 설명하였다. “실은 술의 계율을 범하여서 부모님께 쫓겨났습니다마는 아직 네 가지의 계율이 남았기 때문에 천신(天神)들에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당신의 귀신들이 감히 당해내지 못합니다.” 주인은 말하였다. “5계를 받들어 지니고 싶습니다.” 이리하여 손님으로부터 3자귀(自歸)와 5계를 받고 일심으로 정진하며 감히 게으르지 않다가 물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가 뵐 수 있습니까?” 손님이 말하였다. “사위국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십니다.” 그리하여 주인은 일심으로 그곳을 가다가 한 정자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 안에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 사람 잡아먹는 귀신의 아내였다. 갈 길은 멀고 날은 저물었으므로 그 여인에게 묵으려 하였다. 여인은 말하였다. “부디 여기서는 머무르지 마시고, 급히 떠나셔야 합니다.” 남자는 물었다. “무엇 때문에 보내려 합니까?” 여인은 대답하였다. “나는 이미 당신에게 말하였는데, 다시 물어서 무엇하겠습니까?” 남자는 생각하였다. ‘앞의 사위국 사람은 부처님의 네 가지 계율이 완전하자 나의 신(神)조차 오히려 두려워하였다. 나는 이미 3귀(歸) 5계를 받았고 마음으로 게으르지 않았으니,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리고는 마침내 묵기로 하였다. 이때 사람 잡아먹는 귀신은 계율을 수호하는 위엄 있는 신(神)들을 보고 정자에서 40리(里) 떨어진 데서 하룻밤 묵으며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나아가다가 귀신들이 먹었던 사람들의 해골이 흩어져 어지러이 있는 것을 보고 두려워져서 뉘우치며 그만두려고 생각하였다. ‘내가 본국에 있어도 옷과 밥은 쓰기에 족하다. 공연히 이 사람의 교화를 받아서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신다고 하나 아직 기묘한 것은 못 보고 해골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구나. 이 여인을 데리고 본국으로 돌아가서 같이 옛날처럼 사는 것이 낫겠다.’ 그리고는 즉시 돌아와서 이 여인에게 다시 묵어 가기를 청하자, 여인은 남자에게 말하였다. “왜 다시 돌아오십니까?” 대답하였다. “가려는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돌아온 것뿐입니다. 다시 하룻밤 묵겠습니다.” 여인은 말하였다. “당신은 죽을 것입니다. 나의 남편은 바로 사람 잡아먹는 귀신인데, 얼마 있지 않아서 올 것입니다. 당신은 급히 여기를 떠나십시오.” 그러나 남자는 믿지 않고 마침내 머무르며 떠나가지도 않으면서 다시 미혹되어 음탕한 생각을 또 내며 부처님의 3귀와 5계를 믿지 않으므로 천신들이 이내 떠나자 귀신들은 돌아오게 되었다. 여인은 귀신이 이 남자를 잡아먹을까 두려워하며 그를 항아리 속에다 감췄다. 귀신은 사람 냄새를 맡고 그의 아내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고기를 얻어 오셨소? 먹고 싶습니다.” 아내는 말하였다. “나는 나가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고기를 얻어 옵니까?” 그리고 나서 아내는 귀신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저께 어째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까?” 귀신은 말하였다. “당신 때문이오. 집에다 높으신 손님을 묵게 하여 나를 쫓기게 하였소.” 항아리 속의 남자는 더욱더 두려워하며 3자귀조차 모르게 되었는데 그 아내는 말하였다. “어째서 고기를 얻지 못하셨습니까?” 귀신은 말하였다. “바로 당신이 집에다 부처님 제자를 두었었기 때문에 천신이 나를 40리 밖까지 내쫓아 버렸소. 한데서 떨고 무서워하며 지금까지 불안하였기 때문에 고기를 얻지 못한 것이오.” 아내는 이어 남편에게 물었다. “부처님 계율이란 어떤 것입니까?” 귀신은 말하였다. “나는 몹시 배가 고프오. 급히 고기를 가져오시오. 그것은 물을 필요가 없소. 그것은 바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이의 계율로서 내가 감히 말할 바가 아니오.” 아내는 말하였다. “그것을 말씀하시면 제가 고기를 가져오겠습니다.” 귀신의 무리라 남은 먹이를 탐내어 먹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아내가 조르며 그것을 물으므로, 이내 그를 위하여 3귀와 5계를 설명하였다. 귀신이 처음에 하나의 계율을 말할 적에 그 아내는 바로 그것을 받고 다섯째 번의 계율까지 마음에 붙잡고 입으로 외우는데, 남자는 항아리 속에서 5계임을 알고 그것을 따라 받았다. 제석천이 이 두 사람이 마음으로 부처님께 귀의함을 알고 이내 선신(善神) 50인을 보내어 두 사람을 옹호하게 하자, 귀신은 마침내 도망쳤다. 다음 날이 되자 그 부인은 남자에게 물었다. “두려웠습니까?” “몹시 두렵던 터에 당신의 은혜를 입고 마음에 부처님을 깨달아 알았습니다.” 부인은 남자에게 말하였다. “어제는 어째서 도로 돌아오셨습니까?” 대답하였다. “나는 방금 죽거나 죽은 지 오래된 사람의 해골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보고 두려웠기 때문에 돌아왔을 뿐입니다.” 부인은 말하였다. “뼈들은 바로 우리가 버렸던 것입니다. 나는 본래 양민의 집 처녀인데, 귀신에게 붙잡혀 와서 그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슬퍼하고 궁리하였으나 계책이 없었다가 이제야 어진 이의 은혜로 부처님의 계율을 듣게 되어 이 귀신에게서 떨어졌습니다.” 또 말하였다. “어진 이께서는 어디로 가시렵니까?” 남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사위국으로 가서 부처님을 뵙고자 합니다.” 부인은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저도 어진 이를 따라가서 부처님을 뵙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앞으로 나가다가 498명의 사람을 만났으므로 서로 인사하였다. “어진 이들은 어디서 오시며 어디로 가려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부처님에게서 옵니다.” 물었다. “당신들은 이미 부처님을 뵙게 되었는데 무엇 때문에 또 떠나가십니까?”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입으로 경을 말씀하셨으나 마음은 답답하고 오히려 알지 못하겠으므로 이제 본국으로 돌아갑니다.” 두 어진 이가 자세하게 본말(本末)을 이야기하였다. 그리하여 귀신도 계율과 행이 높은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말을 자세히 말하므로 마음이 비로소 풀려 다시 함께 부처님을 뵈러 갔다. 부처님께서 멀리서 그들을 보시면서 웃으시자 입 속에서 오색 광명이 나왔으므로, 아난(阿難)은 길게 무릎꿇고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허망하게 웃으시지 않으시므로, 장차 말씀하실 일이 있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498인이 돌아오고 있는 것을 보느냐. 이 여러 사람들은 지금 그들의 본래 스승을 만났으며, 와서 부처님을 뵙는 이는 모두 도를 얻을 것이니라.” 이때 5백 사람들은 부처님께로 와서 일심으로 경을 듣고서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모두 사문이 되었으며,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바로 498인의 전세의 스승이었다. 사람이 도를 구하는 데는 마땅히 그의 본래 스승과 그 착한 벗을 만나야 되며, 그래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계소재경(戒消災經)』에 나온다.
현실적으로 천만원과 만천원은 대단히 다르다. 그래서 60 억만년과 60 만억년도 다를 듯하다. 그런데 정확이 어떤 의미인가. 글자만 보고는 둘다 판단하기 힘들다. 만억이란 표현을 현실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조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억 곱하기 만이나 만 곱하기 억이나 같다. 그런데 두 경우 표현대로만 이해하면 60 억 1만 1 억 60 만,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다. 또는 60 조로 이해할 여지도 있다.
42 중생 세계가 탁하여 바른 법이 멸할 때에 음욕의 불은 치성하여 마음이 미혹되고 뒤바뀌어 본처를 버리고 바람피우며 탐욕에 물들고 밤낮 삿되게 생각하되 조금도 쉬지 않을 때 만약 능히 지성으로 대비주를 소리내 외우면 음욕의 불은 없어지고 삿된 마음은 사라지리라. ● 호로혜리 呼嚧醯唎<四十二> hu ru hu ru hri
『불설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
♣0294-001♧
12 오뎨라나 바바건 다 라 塢諦囉拏<二合>婆嚩建<引>哆<引>囉<十二>
『성관자재보살일백팔명경』
♣1122-001♧